지원서 마감 30분 전, "500자 이내" 문항에 답을 붙여 넣었는데 "글자 수를 초과했습니다"라는 경고가 뜹니다. 워드에서 세어 보니 490자입니다. 어느 쪽이 틀린 걸까요?
둘 다 맞습니다. 글자 수는 하나의 값이 아니라 세는 규칙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기 때문입니다. 이 차이를 모르면 마감 직전에 원인을 못 찾고 문장을 무작정 지우게 됩니다.
같은 글, 다른 숫자
아래 한 문장을 예로 봅시다.
안녕하세요, 지원자 김서연입니다.
- 공백 포함 18자
- 공백 제외 16자
- UTF-8 바이트 50 B (한글 한 글자가 3바이트)
세 값이 모두 다릅니다. 채용 사이트마다 어느 기준을 쓰는지 안내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, 같은 글이 A사에서는 통과하고 B사에서는 막힙니다. 글자 수 카운터는 이 세 값을 동시에 보여주므로, 어느 기준으로 걸렸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숫자가 어긋나는 세 가지 원인
줄바꿈이 글자로 세어진다. 문단을 나누면 줄바꿈 문자가 들어갑니다. 대부분의 웹 입력창은 이것을 1자로 세지만, 워드는 세지 않습니다. 문단이 10개면 그것만으로 10자 차이가 납니다. 490자인데 500자 제한에 걸렸다면 이 경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.
이모지는 한 글자가 아니다. 화면에는 하나로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여러 문자로 저장됩니다. 👍는 2자, 👨👩👧처럼 사람 여럿이 결합된 이모지는 8자, 국기 이모지도 2자로 세어집니다. SNS 글에 이모지를 여러 개 넣었다면 눈으로 센 것보다 훨씬 많이 소모됩니다.
한글은 바이트가 크다. UTF-8에서 영문·숫자는 1바이트지만 한글은 3바이트입니다. 바이트 기준 제한을 두는 시스템(일부 공공기관 서식, 레거시 게시판)에서는 한글 위주 글이 훨씬 빨리 한도에 닿습니다.
플랫폼별 제한
| 플랫폼 | 제한 |
|---|---|
| X (Twitter) | 280자 |
| Bluesky | 300자 |
| Threads | 500자 |
| Instagram 캡션 | 2,200자 |
| SMS (한글 기준) | 90자 |
여러 곳에 같은 글을 올릴 계획이라면 가장 짧은 한도를 기준으로 먼저 다듬으세요. X와 Threads에 동시에 올린다면 280자에 맞춰 쓴 뒤 Threads용으로 살을 붙이는 편이, 500자로 쓴 뒤 잘라내는 것보다 문장이 덜 망가집니다.
메타 디스크립션처럼 "제한"이 아니라 "잘림"인 경우도 있습니다. 검색 결과 스니펫은 대략 150~160자 부근에서 잘리는데, 넘겨도 오류는 안 나고 뒷부분이 안 보일 뿐입니다. 그래서 중요한 문구를 앞쪽에 배치하는 것이 길이를 줄이는 것보다 중요합니다.
분량을 맞추는 순서
글자 수에 맞춰 쓰려고 하면 문장이 어색해집니다. 순서를 뒤집는 편이 낫습니다.
- 제한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쓴다. 이 단계에서 길이를 신경 쓰면 내용이 얕아집니다.
- 문단 단위로 덜어낸다. 가장 덜 중요한 문단 하나를 통째로 지우는 것이, 모든 문장에서 조사를 몇 글자씩 빼는 것보다 결과가 훨씬 낫습니다.
- 그래도 넘치면 문장을 합친다. "저는 A를 했습니다. 그 결과 B가 되었습니다." → "A를 해서 B를 만들었습니다."
- 마지막에 카운터로 확인한다. 공백 포함·제외 중 어느 기준인지 확인하고 그 숫자를 보세요.
자기소개서라면 제한의 90% 이상을 채우는 것을 권합니다. 500자 제한에 300자만 쓰면 성의가 없어 보이고, 실제로 담을 수 있는 근거를 스스로 버리는 셈입니다.
글자 수를 세는 것이 의미 없는 경우
- 읽는 사람이 세지 않는 글: 이메일이나 사내 문서에는 제한이 없습니다. 길이보다 첫 문단에 결론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.
- 바이트 제한이 명시된 시스템: 글자 수 대신 바이트를 봐야 합니다. 한글 기준으로는 완전히 다른 값입니다.
- 플랫폼이 링크를 별도로 계산할 때: 일부 플랫폼은 URL 길이와 무관하게 고정 길이로 환산합니다. 링크가 포함된 글은 발행 전 해당 플랫폼에서 최종 확인하세요.
제한 자체는 사소하지만, 마감 직전에 걸리면 그렇지 않습니다. 어느 기준으로 세는지 먼저 확인하는 습관 하나로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.
